②에 이어서…

양경원의 아내 천은성 역시 오랜시간 뮤지컬 배우로 살아왔다. 때문에 이 직업에 대한 이해가 높기도 했고, 양경원이 가장 의지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종방연 후 모처럼 데이트에서 시청자들이 다가와 아내가 곁에서 난처할 법도 했지만 오히려 더 반갑게 맞아줬다고.

“몸을 쓰고, 춤을 추는데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에요. 필라테스 자격증이 있어서 강사활동도 해요. 저랑 잘 맞는 부분들이 많아서 대화가 잘 통해요. 가장 현실적으로 모니터링 해주는 사람이에요. 대본 연습도 같이 해주거든요. 이 사람이 없었으면 지금도 없었을 거에요. 제가 느슨해진다 싶으면 그걸 바로 알아차리고 말 한마디로 고삐를 당겨요.제 앞에서는 ‘사랑의 불시착’이 잘된 기쁨을 많이 표현하는데 밖에서는 내색을 안 해요”

집에서 아내의 응원이 있다면, 현장에서는 아직 소속사가 없는 양경원을 타 배우들의 매니저가 지켜줬다. 혼자라 외로울 수도 있는 촬영장에서 가족만큼이나 끈끈한 유대가 생긴 덕분이었다.

“혼자 다 해야 하니까 운전이 가끔 힘들 때는 있었어요. 근데 그럴 때는 휴게소에서 좀 쉬거나, 이튿날 촬영지가 같으면 근처 숙소에서 자거나 했어요. 5중대원 매니저들이 정말 잘 챙겨줬어요. 내 배우처럼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밥도 같이 먹고, 같이 다녔어요. 한번은 시내에서 촬영을 하는데 제 의상을 챙겨서 가야했거든요. 제가 의상을 들고 가는 걸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기가 싫었나봐요. 다른 매니저가 자기가 들겠다고 하더라고요. 괜찮다고 했는데도 본인이 불편해서 안되겠다고…. 배우로서 저를 배려해주는 마음들이 너무 고마웠어요”

양경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의 무대연기를 보고 싶다는 시청자들도 많아졌다. 당장은 계획이 없지만, 양경원은 자신의 근간이 극단과 무대연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극단이 없어지면 마치 친정이 없어지는 것같은 느낌일 거 같아요”라고 표현했을 정도.

아직 ‘사랑의 불시착’의 잔상이 가지 않았으니, 양경원을 마주했을 때 표치수 먼저 떠올리게 될 대중의 기대치도 분명 존재했다. 특히 특징이 강하고, 희극적인 요소가 있는 배역일 수록 곤혹스러운 부탁을 해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양경원 자체를 재미있는 사람으로 인식할 수도 있는 노릇.

“그래서 최대한 만남을 짧게 가지려고 해요(웃음). 제가 표치수만큼 재밌지는 않지만, 정적이거나 조용한 사람은 아니라서 괜찮아요. 저한테 웃겨보라고 하지는 않으세요. 근데 가끔 북한말 해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럴 때는 기분이 나쁘다기보다 난처해요. 뭐라고 해드려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거의 반년 남짓 표치수로 살았고, 무엇보다 늘 함께했던 동료들과 떨어지니 아쉽겠다는 말에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양경원. 한동안은 인터뷰와 그간 섭외가 들어온 예능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허전하죠. 집 다음으로 현장이 좋았거든요. 물론 집이랑 현장밖에 안 다녔어요(웃음). 현장에 있는 스태프 분들, 관계자 분들 너무 편하고 잘 대해주셔서 제가 신경쓸 건 연기밖에 없었어요. 촬영장 가면 기분도 좋아졌어요. 이제는 현장을 못나간다는게 아쉬워요. 끝나고 쉰 적이 없어서 공허함을 느껴질 시간은 아직 없었던 거 같아요. 언젠가 좀 배짱이처럼 집에서 쉬는 날이 생기면 허전하긴 하겠죠. 대본에 가방에 없다는게 제일 뭔가 이상해요”

 

사진=라운드테이블(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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