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9번째·30번째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9번 환자(82세 남성, 한국인)가 지난 5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발생한 후 16일 확진으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기 전까지 병원 3곳을 총 9차례에 걸쳐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29번 환자는 서울시 종로구 신중호내과의원을 5일과 7일에 걸쳐 두 차례, 강북서울외과의원을 여섯 차례(5, 8, 10, 11, 12, 15일) 방문했다. 15일에는 강북서울외과의원을 갔다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응급실에 방문했다. 29번째 환자는 이때 코로나19 의심환자로 분류돼 격리됐다. 그러나 이미 이전에 수차례 병원을 방문,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으며 병원 내 전파 위험이 커진 상태다.

이 환자의 접촉자 114명 중 76명이 고대안암병원에서 접촉한 사람이다. 의료진 및 직원이 45명, 환자가 31명이다. 현재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은 폐쇄됐고, 나머지 병원은 소독을 완료했다.

29번 환자의 아내인 30번 환자(68세 여성, 한국인)는 강북서울외과의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진료에 동행했다.

이달 6일께 증상이 발현된 후 8일에는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서울대병원은 이 환자가 머문 공간을 소독하고 담당 의료진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30번 환자가 외래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역학조사에 들어가 밀접 접촉한 의료진을 격리했다"며 "밀접 접촉한 의료진 4명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30번 환자의 전체 접촉자 수는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공개되지 않았다.

의료계에서는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수차례 병원을 드나들면서 원내 전파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한 환자들이 모여있는 병원의 특성상 감염병이 확산했을 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