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갑자기 밀려온 한파를 녹이는 뜨거운 환영 속에 귀국했다.

봉준호 감독은 16일 오후 6시께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장혜진, 최우식, 박소담, 박명훈과 제작사 바른손 E&A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 감독은 지난 12일 먼저 입국했다.

봉 감독의 입국 현장을 담기 위해 입국장에는 취재진 150여명이 몰렸다. 입국장 앞은 물론이고 2층에도 카메라가 빽빽이 들어섰다. 입국 승객들과 이들을 마중 나온 공항 이용객들도 봉 감독이 이날 입국한다는 소식에 가던 길을 멈추고 봉 감독을 함께 기다렸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봉 감독은 빡빡한 일정과 긴 시간의 비행에도 밝은 표정이었다. 특유의 '미친 머리'에 검은색 코트와 회색 목도리를 하고 나타난 그는 환영 인파에 연신 손을 흔들며 "추운 날씨에도 이렇게 많이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수를 쳐주셨는데 매우 감사하고 오히려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있는 국민분들께 제가 박수를 쳐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손을 열심히 씻으면서 코로나 극복 대열에 동참하도록 하겠다"는 감사와 다짐을 전했다.

아카데미 92년 역사에서 새 기록을 세우며 시상식 레이스를 마무리한 봉 감독은 "미국에서 매우 긴 일정이었는데 홀가분하게 마무리됐다. 이제 조용히 원래 본업인 창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좋은 마음이다"라는 소감도 밝혔다.

봉 감독과 '기생충' 출연 배우들, 제작사 바른손 E&A 곽신애 대표 등은 오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세한 소감 등을 전할 예정이다.

봉 감독은 "19일에 저뿐만 아니라 '기생충' 배우들, 스태프들과 같이 기자회견 자리가 마련돼있다"며 "그때 또 아주 차근차근 자세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현대 사회의 심각한 계급문제를 다양한 장르로 버무려내며 전 세계 관객과 공명한 ‘기생충'은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4관왕에 올랐다.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았고, 64년 만에 역대 세 번째로 칸영화제 최고상을 받은 뒤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받은 기록을 세우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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