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도 제가 야구 선수 같아요. 제 SNS에 어떤 분이 ‘야구 선수가 연기를 하고 있어’ 하시더라고요. 이렇게까지 반응이 뜨거울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드라마 잘 되면 (남궁)민이 형이나 은빈씨, 병규씨 쪽이 더 돋보일 거라고 생각했죠. 워낙 잘하고 계시기도 했어요. ‘나는 주어진 역할만 열심히 하자’ 했는데, 반응이 왜 이렇죠? (웃음). 저도 얼떨떨해요”
시청자들이 이번 겨울을 드림즈 팬으로 살았다면, 배우들은 실제 선수로 살았다. 드림즈 10번 타자 임동규를 조한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고시청률 19.1%(닐슨코리아)로 막을 내린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선화/연출 정동윤)는 굴러온 돌 백승수(남궁민)가 드림즈의 박힌돌 임동규(조한선)를 빼내는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시청자를 ‘드림즈 세계관’에 입문시켰다.
“운동선수 출신이다 보니 임동규 역이 많이 남다르게 다가왔죠. 어떤 작품이든 준비 과정이 힘들지만 ‘스토브리그’는 유독 괴로웠어요. 보통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면, 이 작품은 육체적인 부분까지 포함됐어요. 제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부자연스럽다고 느끼면 시청자들도 똑같이 느낄 거라고 생각해서 루틴과 스윙하는 자세에 중점을 많이 뒀어요. 치는건 그렇게 노력을 해도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자세 위주로 연습을 많이 했어요”
배우가 되기 전 실제 축구선수 생활을 했던 조한선에게 스포츠 소재, 그것도 선수 역할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우선 시각적인 만족도가 없다면 서사에 빠져들기가 힘들었다. 임동규의 분량이 없었던 중반부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조한선은 매일같이 구장에 나가서 몸을 만들었다. 물론 혼자만의 힘으로 이룬 결실은 아니였다.
“지인을 통해서 알게 된 한화이글스 김태균 선수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자세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기도 했고, 김태균 선수가 본인 타격을 슬로우모션으로 찍어서 보내주면 그걸 토대로 연습을 하기도 했어요. 동생이긴 하지만 대단한 선수고, 제가 워낙 좋아하니까 쉽게 말을 놓고 싶지 않더라고요. 제가 ‘스토브리그’를 하면서 가장 많은 도움이 되어준 선수예요”
특별출연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드림즈에서도, 그리고 ‘스토브리그’ 스토리 전개에서도 임동규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프랜차이즈 선수 임동규의 트레이드, 선의의 경쟁자 강두기(하도권)와의 우정 등은 농도 짙은 스토리로 시청자에게 다가섰다. 때문에 임동규가 출연하지 않는 동안에도 시청자에게 그 존재감이 잊혀지지 않았다.
“임동규가 바이킹스로 떠나고 후반부에 재등장 하잖아요. 다시 나올 때는 외형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머리를 짧게 잘랐어요. 임동규가 그 시간 동안 얼마나 괴로웠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칼가는 임동규를 보여주고 싶었죠. 임동규에 대해서 백단장이 분석을 하잖아요. ‘내가 진짜 실력이 없는 타자는 아닌데’ 싶었죠. 그게 자극제가 돼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니 굉장히 좋은 분석이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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