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이 어느덧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월. ‘스토브리그’가 시청자들의 곁을 떠나간다.

지난해 12월 13일 4%대 시청률로 시작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연출 정동윤)가 약 3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프로야구라는 소재에 소수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우와 달리, ‘스토브리그’는 시청자들을 ‘드림즈’의 팬으로 만들며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 못 잃어 드림즈! 시즌2 향한 시청자들의 기대

종영도 하기 전부터 ‘스토브리그’ 시즌2를 염원하는 목소리는 뜨겁다. 드림즈와 흠뻑 정이 들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많다는 게 그 이유에서다. 백승수(남궁민)를 필두로 한 운영팀, 그리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의기투합해 드림즈의 진짜 가을 야구를 보고 싶다는 마음도 담겨 있다.

지금까지의 스토리가 만년 꼴찌팀 드림즈의 악습과 폐단을 드러내고 재정비 하는 과정이었다면, 새 시즌에서는 1등 구단으로 거듭나는 드림즈를 보고 싶다는 바람도 담겨 있다. 하지만 시즌2가 제작되더라도 시즌 중의 이야기를 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기 장면을 드라마에 담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존에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생각해봐도 경기 장면을 전체적으로 담기보다는 배우 개개인에 집중한다. 또 시즌 중 구장에서 촬영 자체가 거의 불가능 하다는 한계도 있다. 때문에 시즌2가 돌아온다면 이번에도 스토브리그 시즌에 집중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 임동규VS강두기? ‘스토브리그’ 숨은 공신 선수들

시청자들이 스스로를 드림즈 팬이라고 자처할 정도로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던 건 ‘진짜 선수’같은 배우들 덕분이다. 드라마 촬영기간 중 자신이 출연하지 않는 중반부 전개 동안에도 계속해서 연습을 했다는 조한선(임동규 역), 하도권(강두기 분)를 비롯해 드림즈 모든 선수들의 섬세함이 ‘스토브리그’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었다.

드림즈 맏형인 홍기준(장진우 역), 차엽(서영주 역), 김동원(곽한영 역) 등 현장에서는 배우들이 서로를 캐릭터 이름을 불렀다는 후문. 끈끈한 팀워크에 탄탄한 서사가 더해지며 하나의 구단이 완성됐다. 여기에 이얼, 송광업, 김민상, 서호철 등 감독 및 코칭스태프를 맡은 구멍 없는 연기력의 명품 배우들이 마지막 퍼즐을 끼워 넣었다.

특히 길창주 역의 이용우 역시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특히 길창주의 리그 복귀 에피소드는 백창주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병역 문제 등으로 자칫 ‘비호감’ 캐릭터가 될 수 있는 길창주를 이용우가 깊은 감정선으로 그려내며 백승수(남궁민)와 든든한 신뢰관계의 케미까지 뽐냈다.

 

▲ 남궁민X박은빈X조병규, 선수보다 응원받는 프론트

‘스토브리그’는 드림즈의 뜨거운 겨울을 담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백승수라는 한 인물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혈기넘치는 최연소 운영팀장 이세영(박은빈)은 백승수를 만나 이성적 판단에 눈을 떴고, 낙하산 낙인에 조금은 주눅들어 있었던 한재희(조병규)는 ‘진짜 일’을 시작했다. 좀처럼 곁을 주지않던 백승수 역시 이세영과 한재희라는 ‘내 편’을 만나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셋의 케미를 더욱 돋보이게 한 건 바로 권경민(오정세), 고강선(손종학), 고세혁(이준혁)이다. ‘이가 갈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관되게 나쁜 악역이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다. 오늘의 권경민 뒤에는 무시당하던 아버지의 그늘이 있었고, 고강선은 권경민 구단주 대행체제 전까지 이세영과 꽤 호흡이 좋은 사장이었다. 고세혁은 모두의 신망을 받던 스카우트팀 팀장에서 드림즈에게 칼을 겨눈 적으로 돌아왔다. 이런 끝없는 위기 덕분에 운영팀은 한층 더 단단하고 빛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한편 '스토브리그'는 오늘(14일) 16회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을 마무리한다. 드림즈 신드롬을 이룬 ‘스토브리그’가 마지막회에서 또 한번 자체최고시청률을 갱신할 수 있을지에도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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