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중국 안팎의 스포츠 일정에도 잇달아 영향을 주는 가운데 새 시즌에 대비해 중국에서 담금질하던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대구FC 홈페이지 캡처

이달 6일부터 중국 쿤밍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대구FC는 우한 폐렴 여파로 조기 귀국을 결정했다. 대구는 쿤밍에서 30일까지 기초 체력 다지기를 위주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한 뒤 상하이로 이동해 31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전술 및 조직력 강화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한 폐렴이 중국 전 지역은 물론 국내외에 확산 우려가 커짐에 따라 예정된 일정을 더 소화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해 쿤밍에서 곧장 철수하고, 상하이 훈련은 취소하기로 했다. 대구 선수단은 29일 중국에서 출발해 30일 귀국한 뒤 경남 남해에서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태국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28일 돌아와 다음달 2일부터 22일까지 중국 광저우·포산에서 2차 훈련을 하려던 강원 FC도 이를 취소하고 같은 기간 경남 거제에 캠프를 차리기로 했다. 20일부터 중국 메이저우에서 2차 전지훈련 중이던 상주 상무도 일정을 접고 귀국, 27일 국군체육부대로 복귀했다.

사진=울산현대 홈페이지 캡처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중국 팀과의 대결이 이어지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도 변동 가능성이 크다. 28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상하이 상강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의 ACL 예선 플레이오프는 이미 무관중 경기가 결정돼 차질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2월 11일 시작하는 ACL 조별 리그에선 4개 팀이 한 조를 이뤄 홈·원정 경기를 한 차례씩 치른다. 당장 2월 중 중국 원정 경기가 정해졌거나 가능성이 있는 K리그 팀들은 홈 경기를 먼저 치르고 중국 원정 경기는 늦추겠다는 의견을 AFC 측에 내고 있다.

울산 현대, 수원 삼성은 각각 상하이 선화,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2월 원정 경기 일정을 조정하려고 한다. 홈·원정 일정을 맞바꿔 중국에 가는 것은 미루더라도 홈 경기 때 찾아오는 중국 팬의 관람 자체를 막을 수단은 없어 경기를 준비하는 구단들의 고심은 여러모로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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