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의 내막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암살자들(Assassins)’가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사진=연합뉴스

러닝타임 1시간44분 분량의 ‘암살자들’은 지난 23일부터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제36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26일(현지시간) 월드 프리미어로 전 세계 관객과 만났다.

라이언 화이트 감독의 신작인 ‘암살자들’은 치열한 권력경쟁에서 밀려 '비운의 황태자'로 불려온 김정남 사망과 이후 전개 상황을 상세히 담았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김정남의 얼굴에 독극물을 묻힌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8)와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32)을 잇달아 검거했지만 이들에게 VX를 주고 공격을 지시한 주범들은 이미 전원 국외로 도주한 상황이었다.

촬영진은 시티와 흐엉의 재판 초기부터 현지에서 심층 취재를 진행한 결과,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의 말에 속아 자신들이 살해도구로 이용됐다는 두 사람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들이 훈련된 암살자라고 주장했다. 주범 격인 북한인들을 모두 놓친 검찰이 김정남 암살에서 두 사람이 한 역할을 부풀려 강하게 처벌함으로써 위신을 세우려 했다는 것이 촬영진의 인식이다. 결국 시티와 흐엉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정부가 주도한 장기간의 외교적 로비를 거쳐서야 지난해 3월과 5월 공소 취하 등의 절차를 거쳐 석방될 수 있었다.

영화는 김정남이 사실은 미국 CIA의 정보원이었다는 일각의 주장도 소개했다. 김정남은 피살되기 며칠 전 말레이시아 휴양지 랑카위에서 한 미국인 남성을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망 당시 13만9000 달러(약 1억6000만원)를 지니고 있었다.

한편 '암살자들'은 영화제 기간인 28일과 30일, 다음달 1일에도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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