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시그니처는 한두개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당한만큼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6년 동안 잡히지 않는 중고거래 사이트의 얼굴 없는 범죄자 ‘그놈’을 추적했다. 카페 ‘사기나라’ 스태프와 제작진이 ‘그놈 추적단’을 꾸려 일명 ‘너구리 잡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단계는 그놈이 올린 제품글을 찾는 것이었다. 검색을 하자마자 추적단에 포착된 사기글. 평범한 판매글이었지만 추적단의 예리한 눈을 피해갈 수 없었다.

추적단은 “휴대폰 번호 부분을 이미지 처리해서 올린다”며 그놈의 시그니처를 공개했다. 직접 타이핑한 글은 마우스로 블록지정 가능하지만 그놈은 사진으로 올렸다. 그 이유는 자신을 추적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두 번째 시그니처는 도용된 아이디다. 추적단은 “2011년 이후 쓰지 않는 휴면 아이디를 해킹해 자신이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시그니처는 선물 받은 미사용 제품. 또 하나는 연락처와 지역 미표기. 추적단은 “010으로 연락처를 남기지 않고 카톡을 주로 이용한다”고 전했다. 추적단은 그놈이 자주 올리는 오븐을 목표로 삼아 그놈 잡기에 나섰다. 작전 2단계가 가동됐다. 문자를 보내고 기다리다가 10분이 지나자, 기다리던 답장이 왔다. 그리고 그놈의 시그니처가 추적단에게 포착됐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추적단과 제작진이 그놈과 연락을 취했다. 그놈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제작진이 사진을 더 요구하자 그놈은 “제가 이상한 사람 아니다. 걱정 안하셔도 된다. 제가 대표여서 사업자등록증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에 매장 주소가 있지만 전화번호는 없었다. 실제로 매장 사진도 있었다.

제작진은 그 매장을 찾아갔다. 그놈의 사업자등록증은 가짜인게 판명됐다. 이젠 그놈을 잡을 수 있게 미끼를 던질 차례다. 가짜 사진인게 들통나자 톡으로 꼬리를 내리고, 오히려 자신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추적단은 사기 신고 경고글을 톡으로 보냈다. 그러자 그놈이 사이트에 제작진 번호를 가지고 무료나눔한다고 보복을 했다. 제작진과 추적단은 멘붕에 빠졌다. 이어 배달 폭탄도 이어졌다. 제작진은 공격을 멈추기로 했다.

마지막 시그니처가 바로 보복테러였다. 피해자는 보복테러를 당했다며 “개명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놈이 피해자를 사기꾼으로 둔갑시켰기 때문이다. 개명뿐 아니라 배달 테러 때문에 이사까지 해야했다. 배달 테러 때문에 피해를 본 건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게 주인들, 배달 기사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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