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후보 발표에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었을 것이다. 시상식의 묘미는 깜짝 후보 지명과 후보 탈락. 올해도 오스카가 외면한 작품, 배우들이 존재했다. 오스카의 선택을 받지 못한 작품, 배우들을 알아본다.

UPI=연합뉴스

# ‘페어웰’ 아콰피나, 높았던 여우주연상의 벽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영화부문 뮤지컬코미디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페어웰’ 아콰피나가 오스카의 문은 열지 못했다. 그는 ‘결혼이야기’ 스칼렛 요한슨, ‘밤쉘’ 샤를리즈 테론, ‘주디’ 르네 젤위거가 확정되고 남은 두 자리 중 하나를 차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또한 ‘페어웰’은 현지 호평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후보 지명도 기록하지 못했다.

사진='허슬러' 스틸컷

# ‘허슬러’ 제니퍼 로페즈, 충격의 여우조연상 후보 탈락

올해 오스카 후보 발표에 가장 큰 상처를 받은 배우는 제니퍼 로페즈일 것이다. 그는 ‘허슬러’로 골든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SAG)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그 자리를 ‘리차드 주얼’ 캐시 베이츠가 차지했다. 현지 매체들은 제니퍼 로페즈가 후보 지명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로 라틴계 여배우의 현실을 곱았으며 인종 문제까지 거론했다. LA타임즈는 “이해가 되지 않는 오스카의 선택”이라고 기사 제목을 달기도 했다.

사진='어스' 스틸컷(루피타 니용고)

# 루피타 니용고-알프레 우다드-에디 머피-제이미 폭스, 빛보지 못한 흑인배우들

‘해리엇’의 신시아 에리보가 첫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마냥 기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신시아 에리보가 배우 부문 후보에 오른 유일한 유색인종이었기 때문이다. 오스카는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어스’ 루피나 니용고,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 에디 머피, ‘클레멘시’ 알프레 우다드, ‘저스트 머시’ 제이미 폭스를 외면했다. 지난해 ‘그린 북’ 마허샬라 알리, ‘빌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 레지나 킹이 남녀조연상을 받은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사진=애덤 샌들러 인스타그램 캡처

# 태런 에저튼-애덤 샌들러, 남우주연상은 다음 기회에

‘로켓맨’ 태런 에저튼은 몇 주 동안 최고의 나날을 보냈다. 골든글로브 영화부문 뮤지컬코미디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미국배우조합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오스카 노미네이트는 실패했다. 애덤 샌들러는 사프디 형제 감독의 ‘언컷 젬스’로 비평가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메이저 시상식과 인연이 없었다. 그는 SNS를 통해 “나쁜 소식은 오스카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 좋은 소식은 이제 그만 슈트 입어도 되는 것”이라며 과거 함께 영화에 출연해 자신의 엄마 역할을 맡은 캐시 베이츠의 후보 지명을 축하했다.

사진='겨울왕국2' '작은 아씨들' 포스터

# 사라진 ‘겨울왕국2’, 여성감독은 올해도...

장편 애니메이션상 부문 후보에 역대 최고 흥행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등극한 ‘겨울왕국2’의 이름이 빠졌다. ‘토이스토리4’ ‘드래곤 길들이기3’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등은 예상대로 후보 지명에 성공했다. ‘겨울왕국2’는 주제가상 부문에만 이름을 올렸지만 그마저도 ‘로켓맨’의 수상이 유력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빈손으로 집에 돌아갈 수 있다. 여성감독은 올해도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그나마 위안인 건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은 아씨들’이 작품상 포함 6개 부문 후보 지명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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