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읽어주는’ 미디어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 시간과 공을 들여 책 한권을 완독한다는 게 미련한 일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저자의 문장을 오롯이 내 것으로 소화하는 행위는 가공된 콘텐츠로 습득하는 지식과 비교할 수 없는 깊이를 가진다.
사실 tvN ‘책 읽어드립니다:요즘 책방’ 이전에도 독서 혹은 책에 관한 프로그램은 늘 있어왔다. 하지만 주요편성 시간대에서 밀려 늦은 밤에 방송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존재 유무조차 모르는 시청자가 많았다. ‘책 읽어드립니다’도 황금시간대 편성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회 소개되는 책들이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는다. 신간이 아닌 스테디셀러를 소개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정민식 PD는 “구전으로 전해지는 전래동화처럼 머리속에 각인돼있지만 내용은 모르는 그런 책들이 스테디셀러잖아요. ‘총, 균, 쇠’를 펼치고 스무 페이지 이상 넘어가신 분들 없을 걸요? 서가에 꽂혀 있기는 하죠, 저 또한 그렇고요”라고 시청자와 함께 강독할 책으로 스테디셀러를 선정한 이유를 전했다.
어떤 면에서는 용감한 도전이기도 했다.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책을 환기시키는 게 시청자에게 ‘먹히는’ 콘텐츠일지, 강독이라는 방식이 자칫 고루하지는 않을지 많은 고민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의 큰 부분을 지워준 사람이 바로 설민석이라는 이야기꾼이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왜 하필’ 한국사 강사인 설민석이 강독자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설민석씨는 제가 아는 선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이야기꾼이에요. 패널로 오는 교수님들이 ‘저건 설민석밖에 못한다’고 하세요. 전문가가 인정해주시는 거죠. 비유도 잘해주시고, 어려운 단어도 잘 풀어 주세요. 여기에 시청자들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고, 친숙하게 느끼는 우리 역사 이야기도 삽입해주시니까 (진입) 허들이 낮아지는 거죠. 가령 전문가가 ‘~이렇게 생각하는데’가 되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닫아버리게 되잖아요. 강독을 통해서 요약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해하고 토해내야 하는데 그걸 위해서 설민석 선생님과 함께하는 연구원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책에 맞게 분야별로 같이 고민하고 써머리 해주시고. 그걸 저희한테 보내주시면 방송용으로 재구성을 해요”
설민석의 수고는 물론이고 한 프로그램을 위해 매주 책을 읽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 시청자에게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품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저스티스’, ‘코스모스’, ‘총, 균, 쇠’ 등은 페이지수가 만만치 않았다.
“출연진 분들이 천국과 지옥이래요. 배우는 건 행복한데 읽을 때는 지옥이라고 하세요.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어떻게든 짬을 내서라도 읽어 오세요. 이적씨 경우는 머리좋고, 사고력 좋다는 걸 다들 아시잖아요. 저도 그래서 이적씨를 모신건데, 이제는 존재감만으로 고마운 사람이 됐어요. 책이 정해지면 관련도서를 본인이 다 찾아서 읽어요. 원서를 사서 해석본까지 읽으세요. 무한 믿음이 갈 수 밖에요. 서적 이적이라고 호를 지어줬어요. 책을 진짜 많이 읽어요. 녹화 때마다 (관련 책을) 이만큼씩 가져와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저도 모르던 책이었거든요. 이적씨가 이야기해서 발췌를 해봤어요.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 방송이 자체 시청률 2위를 했어요”
‘책 읽어드립니다’는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책에 접근하기 위해 매주 전문가 패널들을 초대하고 있다. 정민식 PD는 “제일 신경쓰는 부분이 책과 전문가 선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어떤 패널이 출연하는지에 따라 후토크의 방향성이 정해지기 때문이라고.
“선정 기준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사실 다 제가 아는 분들 위주에요(웃음). 시청자들이 보기에 당위성이 있어야 호응할 수 있는 거니까요. 각자 분야에서 나름의 업적이 있으신 분들을 모시고 있어요. 제가 ‘어쩌다 어른’을 할 때 만난 분들도 있고, 알음알음 소개를 받거나 모임에 가기도 해요. 그 분들이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습득한 지식을 소정의 출연료를 드리고 제가 도움을 받는 거잖아요. 그렇게 비즈니스로 끝나는 게 싫어서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거에요”
장강명 작가 역시 이런 맥락으로 ‘책 읽어드립니다’에 고정 출연진으로 합류했다. 최근 방송에 출연하는 많은 작가들 중 ‘왜 장강명이냐’라는 질문에 PD는 “진짜 착해서요”라고 전했다.
“예전에 ‘외계통신’이라는 프로그램을 했었거든요. 장강명 작가가 그때는 지금보다 방송 스타일이 투박했어요. 지금은 진행도 잘하고, 잘 끼어 드는데 그때는 거친맛이 있었어요. 사람이 너무 순수해보이더라고요. 이야기할때 보여지는 모습, 말투와 눈매가 너무 선해요. ‘외계통신’ 친구들이 참 성실하다고 하더라고요. 기획하면서 중요시했던 게 본질이거든요. 이 프로의 본질은 책이잖아요. 책을 정확히 완독해줄 사람, 그리고 제작진과 함께 책 이외에 연관된 책도 봐줄 수 있는 열정이 있는 사람. 그러려면 성실할 수밖에 없잖아요”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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