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된다. 그런데 말까지 통한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 ‘미스터 주 : 사라진 VIP’는 우연한 사고로 동물의 말이 들리기 시작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기본적인 장르는 코미디지만 여기에 사라진 판다를 찾는 추리물의 형식을 슬쩍 빌려와 구성했다.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로 소소한 웃음은 남겼지만 영화적 재미는 아쉬움을 남겼다.

# 1PICK : 이성민X신하균의 버디 무비!

이성민은 우연한 사고로 동물의 말이 들리기 시작한 국가정보국 나태주 역을 맡았다. 그는 사라진 판다 밍밍을 찾기 위한 수사를 벌인다. 파트너는 다름 아닌 군견 알리다. 그리고 알리의 목소리는 배우 신하균이 연기했다. 인간 나태주와 동물 알리의 버디 무비이기도 하지만 이성민, 신하균 두 연기파 배우의 입담을 통한 시너지가 영화를 이끌어간다. 능청스럽게 개 연기를 펼친 신하균과 제대로 망가지는 코믹 연기를 보여준 이성민 두 배우의 브로맨스만으로도 가족들과 부담없이 관람할 수 있는 코미디 영화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해준다.

# 2PICK : 주연만큼 화려한 동물 배우들?

태주와 알리의 콤비 플레이만큼 혹은 그것보다 더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카메오로 출연한 화려한 동물 목소리의 주인공들이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목소리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초특급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사라진 판다 밍밍 역의 유인나를 비롯, 돈만 밝히는 점쟁이 염소 이선균, 욕쟁이 앵무새 김수미, 햄스터 이순재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들의 분량은 적지만 그 존재감은 영화를 풍부하게 만든다.

# 3PICK : 한국 영화 틀에 갇힌 아쉬움

동물과 인간의 교감, 가족애, 생명의 존중 등 영화는 단순하지만 명쾌하게 주제를 표현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나 배후의 음모, 캐릭터의 구성은 한국 코미디 영화 하면 떠오르는 전형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최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닥터 두리틀’이 우연치 않게 동시기 개봉하며 동물의 말이 들린다는 소재도 신선한 느낌이 줄었다. 하지만 이와 무관하게 ‘미스터 주’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과하게 웃음을 의식한 듯한 연출이 오히려 역효과를 주는 것 같다. 이로 인해 코미디와 이야기가 다소 성기게 얽힌 느낌은 아쉬움을 남긴다.

가족 코미디로서 가볍게 볼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 영화적 완성도를 기대하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이성민, 배정남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김서형의 연기변신, 신하균을 비롯 목소리만으로 존재감을 뽐낸 배우들의 활약은 영화를 보는 재미요소로 작용한다. 러닝타임 1시간53분, 12세 관람가, 1월22일 개봉.

사진=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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