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폭발이 한 것처럼 영화 ‘백두산’도 흥행 폭발 중이다. 개봉 일주일 만에 400만 돌파에 성공하며 연말 한국영화 BIG 3 두 번째 주자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병헌과 함께 ‘백두산’을 이끌어가는 하정우는 ‘신과함께’ 시리즈에 이어 다시 한번 천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백두산’에서 하정우가 맡은 조인창은 기존의 재난영화 캐릭터들과 차별점을 보인다. 군인이지만 어딘가 모자라고 서투르다. 또한 대원들을 휘어잡는 리더십도 카리스마 넘치지 않는다. 하지만 조인창에게선 사람 냄새가 난다. 하정우도 그런 조인창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 영화는 CG가 중심이 되지만 리준평(이병헌)과 조인창(하정우)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두 인물은 서로 상반된 성격을 가지고 있죠. 준평이 완벽하고 영화적인 느낌을 준다면 인창은 그와 반대되는 부분을 담당해요. 두 캐릭터의 조화가 잘 이뤄지면 그만큼 극이 재미있어지고 풍성해지겠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준평 역에 (이)병헌이 형 캐스팅을 바랐어요. 형을 보면 가만 있어도 준평 같은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니까요.”

“인창을 연기하면서 불편한 적이 있었죠. EOD 대원이다보니 총을 메고 헬멧도 쓰고 군복도 입어야해서 캐릭터를 겉모습을 드러내는 데 어려웠어요. 하지만 극적인 상황을 보면 인창의 의상들이 이해가 갔죠. 그래서 이해준, 김병서 감독과 어떻게 인창을 표현할지 이야기 많이 했어요. 인창의 코미디적인 부분이 ‘백두산’에서 준평과 함께 잘 버무러졌고 병헌이 형의 애드리브에 따라 저도 맞춰가면서 주요 인물들의 케미가 잘 살았어요.”

리준평과 함께 조인창은 ‘백두산’ 이야기 속에서 성장한다. 전역날 터진 백두산 폭발로 인해 다시 군대에 복귀하게 돼 머리가 아프지만 국가를 구하기 위한 그의 신념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정우는 이병헌과 함께 영화의 주가 되는 두 캐릭터의 케미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CG 영화에 연이어 출연한 그답게 블루스크린에서의 액션, 연기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영화는 인창의 성장기를 다루는 것 같았어요. 북한으로 넘어갈 때 전투를 담당한 팀이 따로 있었지만 어떤 사고를 계기로 EOD 대원들이 모든 미션을 해결해야 했죠. 그러면서 리준평을 만나고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해요. 그 안에는 인창의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고 리준평과의 브로맨스, 미션을 해결해야 하는 사명감도 있어요. 인창을 보면 인간미가 느껴지죠. 오히려 대원들이 인창의 부족한 점을 메울 정도니까요. 그런 부분을 극대화하려고 생각했어요.”

“본의 아니게 CG가 가득한 영화들을 계속 했어요. ‘신과함께’ 때 CG를 걱정하긴 했지만 이젠 뭐 워낙 CG 기술이 대단하니 아무렇지도 않더라고요. 제가 출연한 영화에 대해 이렇게 표현하는 게 쑥스럽지만 ‘기술이 정말 많이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영광이었어요.”

많은 작품을 소화한 하정우지만 ‘백두산’에서 처음 경험한 것들이 있었다. 이해준, 김병서 감독의 공동연출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됐고 이병헌과 첫 호흡을 맞췄다. 하정우는 첫 경험들이 만족스러운 듯 미소 지으며 이야기를 계속 했다. 다만 ‘큐티 쁘띠’ 장면에 대해선 부끄러워했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공동연출 작품은 정말 새로웠죠. 다른 작품에 비해 1.5배 테이크를 가야했거든요. 이해준, 김병서 감독한테 제 아이디어를 두 번 이야기했던 게 생각나네요. 나이순으로는 이해준 감독한테 먼저 말하는 게 맞았죠. 톡을 보내도 이해준 감독한테 먼저 보내고 그대로 복사해서 김병서 감독한테 보내요. 김 감독은 제 친구여서 ‘다’체를 ‘요’체로 바꿔요. 이해준 감독은 카톡을 쓰는데 김병서 감독은 문자만 해요. 그래서 단톡방을 만들자고 물어보기도 싫었어요.(웃음)”

“병헌이 형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지만 사석에서 많이 만나서 어떤 형인지 잘 알고 있었어요. 마치 전에 작품을 같이 한 느낌이었죠. 제가 영화 속에서 잠꼬대를 하며 ‘큐티 쁘띠’라는 말을 하며 병헌이 형과 합을 맞추는 장면이 있는데 두 감독이 만들어낸 말이어서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더 심한 귀여운 말도 있었는데 ‘큐티 쁘띠’ 선에서 끝났죠. 어떤 분들은 오글거린다고 하시더라고요. 인정합니다.(웃음)”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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