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 힘든 법리용어에 정치적 계산까지 더해진 법정서사가 붐처럼 일던 시기가 있었다. 신선하다는 평가에 힘입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온 장르물과 법정서사는 이제 과도기에 접어 들었을 정도. 검사라는 직군을 내세우기는 했지만 1% 슈퍼히어로가 아닌 99%의 평범한 직장인은 작은 목소리를 다룬 따뜻한 드라마 한편이 이번 겨울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16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에서 JTBC 새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연출 이태곤/극본 이현, 서자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이태곤 PD는 “극중 앙숙 관계의 이선균과 정려원의 역할이 호흡한다”라며 “실제 이선균과 정려원은 정반대다. 너무 친해서 극에 방해가 될 것 같아 걱정될 수준이다”라고 훈훈한 촬영 분위기를 전했다. 또 “출장기간이 길어지니 연기자들끼리 모일 시간이 많아졌다. 나를 빼고서 배우들끼리 술자리를 가져서 서운하기도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선균은 극중 가상의 도시 진영을 배경을 표현하기 위해 통영에서 촬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려원과 작품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10년 전 CF촬영 당시 호흡한 적이 있다며 “(당시에) 호흡이 정말 좋았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즐겁게 촬영 중”이라며 “정려원의 긍정적인 에너지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정려원은 자신이 평소 이선균의 팬이었다며 “꼭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한 배우였다. 작품을 보고서 따로 연락을 해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태곤 PD는 ‘검사내전’을 읽은 뒤 저자인 김웅 검사를 만나 곧바로 판권을 샀다며 “책을 보고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지 알게 됐고 매력을 느꼈다. 월급쟁이, 공무원, 그리고 사람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실제로 여러 검사를 만난 후 들은 많은 이야기가 녹아 있다. 재밌는 드라마라는 걸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때문인지 ‘마녀의 법정’ 이후 2년만에 다시 검사 역을 맡게 된 정려원은 “부담이 있었다. 거절할 목적으로 대본을 봤었다”라면서도 “(그런데) 너무 재미있었다”라고 전했다. 정려원은 “이런 작품을 다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참여하게 됐다. 전작의 배역은 굉장히 뜨겁고, 승소를 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안티 히어로와 같은 인물이었다면, 차명주는 차갑다. 감정 표현을 절제하며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인물이라 해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검찰이라는 조직에 대해 여러가지 엇갈린 시선과 이슈들이 많은 시기. 이에 대해 이태곤 PD는 “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데에 검찰(조직) 내부에 대한 이야기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적한 시골 도시의 이야기이기 떄문에 드라마 후반부가 수정이 됐다”라며 “(검사가 가진) 사회적 책무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드라마 내부에 녹아있지 않을까 생각은 한다. 하지만 ‘검사내전’은 시골에 있는 어쩌면 무능하고 소박한 검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지금의 사회적 이슈와는 거리가 먼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라고 밝혔다.
배우들 역시 이같은 감독의 생각에 동의했다. 김광규는 “검사하면 권력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얼마 전에 영화 ‘검사외전’을 봤는데 우리 드라마와 다르더라. 지질한 회사원, 일반 보병 부대에서 소대장과 소대원들의 이야기처럼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당부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부장검사로 돌아온 이성재는 “실제 생활을 리얼하게 그린 드라마라서 저 역시도 하면서 즐기고 있고, 선입견을 많이 깨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귀띔했다. ‘검사내전’ 팀의 막내 전성우는 “매체에서 접한 검사는 화려한 이미지”라며 “막상 경험해보니 일반적이고 직장 생활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특별하기 보다 일반적인 사람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이런 이야기에 힘을 싣는 건 바로 다시 뭉친 ‘청춘시대’ 사단이라는 점이다. 박연선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며 신선함을 더했고, 이태곤 PD 특유의 따뜻한 연출이 이번 겨울 안방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JTBC ‘검사내전’은 오늘(16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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