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 이어서…

“어떻게 이렇게 화목할 수 있는지, 너무들 착해요. 스태프들이 막내까지 다 그랬어요. 기운이 좋으니까 장면들을 볼 때마다 위로가 되는 거 같아요. 스릴러는 긴장의 연속이잖아요. 반면에 또 ‘동백꽃 필 무렵’같은 작품은 서로 위안받는 거 같아요. 그게 차영훈 감독님과 임상춘 작가님의 결인 거 같아요. 두 분이 전체적으로 평화롭고 서로에게 따뜻한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30대의 임상춘 작가가 쓴 글을 보며 여러 모에서 놀랐다는 이정은. ‘동백꽃 필 무렵’은 배우들의 열연만큼이나 작가의 필력이 주목받은 작품이었다. 

“많은 분들이 느끼셨겠지만 어린 친구들부터 나이가 많은 분들까지 다 임상춘 작가의 언어로 섭렵이 되잖아요. 어른이 구사할 말은 어른답게, 아이가 구사할 말은 아이답게, 중간 세대의 말들도 현실적인 언어를 끌어와서 공감을 하게 만들더라고요. 아주 자그마한 체구의 작가가 필력으로 거대한 힘을 발휘하니까 놀라웠죠. 연배가 있는 작가일 줄 알았는데 보조작가도 없이 혼자서 다 쓰고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자료수집을 하시는지 궁금해요. 전세대를 아우르는 입장을 구현하는게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배우들 연기에 피드백을 주는 편은 아니세요. 정숙이 양딸이 찾아와서 보험금 수령해가는 장면이 나가고 연락이 한번 왔었어요. 그 장면이 너무 좋다고 해주셨어요. 연락을 하고 싶었는데 부담이 될까봐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맡겨주면 여러가지로 배우도 시도해볼 수 있으니까 그것도 좋은 거 같아요”

아직 2019년이 저물기도 전에, 이정은은 또 다음 행보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양희승 작가의 주말드라마에 출연하기 때문. 주말드라마의 파워가 막강하기는 하지만 호흡이 워낙 긴데다, 시청자층이 고정적이기 때문에 영화나 평일드라마로 이름을 알린 배우들이 선뜻 임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정은은 양희승 작가를 믿고 차기작을 결정했다.

“제가 양희승 작가를 너무 좋아해요. 작가로서의 성품도 그렇고, 글도 너무 좋아해요. 어떤식으로든 작품이 왔을때 잘 소화하고 싶어서 노력을 기울여요. 양희승 작가의 작품은 모던하기도 하고, 정감있기도 해서 또 해보고 싶었어요. 주말드라마를 하면 어떤식으로든 협업을 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이렇게 빨리 들어가게 될 줄은 저도 몰랐어요. 스케줄 물어보시길래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같이 하자고 했어요. 이번에는 엄마는 아니고 김밥집 사장님이에요. 변신을 해야하는데, 여러가지로 고민이 시작된 거 같아요. 재밌고, 건강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야 하니까 다들 고민이 많더라고요”

두달 정도 개인적인 휴식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는 이정은. ‘동백꽃 필 무렵’을 하며 7분 거리에 살고 있는 부모님에게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때문에 가족들과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잠깐의 휴식이 끝나고 다가올 2020년 계획은 “주말드라마를 열심히 하자”였다.

“그 드라마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어요. 홍보도 열심히 할거고, 양희승 작가님과 감독님이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돕고 싶어요. 주말 드라마의 판도를 바꾸려고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그게 한 사람의 힘으로는 잘 안되거든요. 보시는 분들이나 만드는 분들의 정성이 한동안 필요할 거 같고, 거기에 일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천상배우 이정은. 배고픈 연극배우 생활에도 버틸 수 있었던 힘에 대해 이정은은 “연기를 하는 동안은 싫증이 안나더라고요. 다른 일은 자극이 안되는데, 이건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하다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여기까지 오게 된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끝으로 배우 이정은에게 ‘연기’가 주는 의미를 물엇다.

“연기를 하길 잘한 거 같아요. 죽을 때까지 했으면 좋겠고, 늘 따라다니는 친구이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 거? 천운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이게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이 일이 정말 좋아요. 아주 작은 역을 했을 때도 좋았던 거 같고, 지금은 더 좋고요”

사진=싱글리스트DB(라운드테이블 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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