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3월 개관해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 LG아트센터는 동시대의 다양한 가치와 시도를 존중하며 우리 관객들이 놓쳐서는 안 될 다채로운 공연들을 소개해왔다.

내년 역시 세계 공연계에서 주목받는 새로운 예술가들의 공연과 그동안 LG아트센터가 소개해왔던 검증된 예술가들의 작품들, 그리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공연들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북돋고 있다. 

 

# 새 얼굴: 밀로 라우의 '반복–연극의 역사', 크리스탈 파이트 '검찰관', 티모페이 쿨리아빈의 '오네긴'

사진=밀로 라우의 '반복–연극의 역사'/LG아트센터

기획공연은 현재 세계 공연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예술가들이지만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얼굴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밀로 라우, 크리스탈 파이트, 티모페이 쿨리아빈 등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무대로 관객들에게 즐거운 충격을 선사할 예정이다.

유럽 연극계에서 가장 논쟁적이고 급진적인 연출가이자 다큐멘터리 시어터의 거장으로 불리는 밀로 라우의 '반복–연극의 역사'는 벨기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밀로 라우는 해당 사건뿐 아니라 그 사건을 무대화하는 과정까지 면밀하게 담아내며 우리 시대의 ‘혐오’와 ‘폭력’에 대한 문제, 나아가 연극의 역할과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 성찰한다. 

사진=크리스탈 파이트 '검찰관'/LG아트센터

또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상과 세 차례의 ‘올리비에 어워드’ 수상자이자, ‘현재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안무가’로 손꼽히는 크리스탈 파이트가 니콜라이 고골의 동명의 원작을 무대화한 '검찰관'을 선보인다. 텍스트, 조명, 음향효과, 세트와 움직임 등이 만들어내는 정교하고 절묘한 조화를 통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무용극의 세계로 안내한다. 

마지막으로 30대 초반의 나이에 러시아 최고 권위의 골든마스크상을 수상하고 볼쇼이 극장의 오페라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 티모페이 쿨리아빈은 푸시킨의 서사시 '예브게니 오네긴'을 연극화한 '오네긴'을 소개한다. 두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무채색의 무대에서 인상적인 미장센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2014년 골든마스크상 2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 반가운 얼굴: 에이프만 발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안나 카레니나', 아크람 칸 '제노스', 로이드 뉴슨 x 램버트 '엔터 아킬레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 

사진='안나 카레니나'/LG아트센터

러시아의 국민적 예술가 보리스 에이프만이 11년 만에 한국을 찾아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등 자신의 대표작 2편을 선보인다. 고도로 훈련된 에이프만 발레단의 무용수들이 러시아 고전 문학에 담긴 깊은 철학과 인간의 수많은 감정을 춤과 선으로 무대 위에 고스란히 되살린다.

또한, 2016년 J.S.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가 4년 만에 돌아온다. 비범한 아이디어와 섬세한 터치로 즐거움을 선사해 온 타로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드뷔시, 라벨, 사티 등 프랑스 작곡가들의 음악과 베토벤의 소나타를 들려줄 예정이다. 

사진='제노스'/LG아트센터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 무용 안무가로 자리매김한 아크람 칸이 6년 만에 내한해 자신의 무용수로서의 마지막 작품인 '제노스'를 선보인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인도 군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참전 병사들의 고통과 함께 인간 존재의 본질과 진정한 인간성은 무엇인지 일깨우는 작품이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아티스트 중 하나인 로이드 뉴슨이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램버트 무용단과 함께 자신의 초기작이자 대표작 중 하나인 '엔터 아킬레스'를 다시 제작하여 선보인다. 1995년 초연된 '엔터 아킬레스'는 ‘남성다움’에 대한 의문과 반기를 드는 도발적인 공연으로, 무용의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까지 모두 잡은 빼어난 작품이다. 

 

# 엔터테인먼트의 향연, 매튜 본 '레드 슈즈', 세븐 핑거스 '여행자', 아 카펠라 그룹 스윙글즈

사진='레드슈즈'/LG아트센터

올해 '백조의 호수'로 또 한 번 매진 신화를 기록한 매튜 본의 '레드 슈즈'는 동명의 고전 영화를 무대화해 올리비에상 2개 부문을 수상하고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대성공을 거둔 최신 히트작이다. 194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 시대, 사랑과 예술 사이에서 갈등하는 발레리나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찬란하게 재현하며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2020년에도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또 캐나다의 아트 서커스 단체 ‘세븐 핑거스’의 '여행자'는 기차역을 배경으로 8명의 여행자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서정적인 아크로바틱 서커스로 그려낸 작품이다. 2018년 캐나다 아트 마켓 시나르(CINARS) 최고 화제작으로 세븐 핑거스의 뛰어난 서커스 기술이 감성적인 드라마와 유기적으로 엮인 수작이다.

아울러 1963년 결성되어 인간의 목소리의 무한한 다재다능함을 50년 넘도록 펼쳐 보인 전설적인 아 카펠라 그룹 스윙글즈의 공연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 영원한 히트곡인 ‘바디네리’를 비롯한 J.S. 바흐의 기악곡 및 비틀즈의 팝, 그리고 빌리 홀리데이의 재즈까지, 아카펠라 장인 스윙글즈의 어제와 오늘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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