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공화국 대한민국의 실태가 그려진다.

13일 방송되는 KBS 1TV ‘시사직격’에는 산재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되짚어 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건설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2,361명. 추락 사망자는 1,360명이라고 한다. 매년 270여 명이 추락사하는 셈이다. 지난 23년간 우리나라는 단 두 차례를 제외하고, OECD 국가 중 산업재해 사망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0월 30일 부산 문현동의 한 건설현장. 옹벽 철심 제거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 故 정순규 씨(57)가 비계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사인은 추락 당시 경추 손상으로 인한 심정지. 병원에 옮겨지고 여러 차례 생사를 오가던 그는 결국 다음날 생을 마감했다.

유가족은 사망원인이 건설현장의 가설물인 ‘비계’의 허술함에 있다고 지적했다. 고소작업을 하는 노동자의 생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 규칙에 따라 비계는 설치규정을 엄격히 정하고 있다. 한국비계기술원에 자문을 구한 결과 당시 사고현장의 비계는 안쪽 안전난간대, 안전망 미설치 등 여러 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27일 부산의 한 아파트. 노후 승강기 교체 작업을 하던 두 명의 노동자가 17층에서 추락했다. 조사 결과 승강기 본체를 매달고 있던 고리가 끊어져 추락사고로 이어졌다. 결혼 1년 차, 딸이 태어난 지 삼칠일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난 故 장용석(34) 씨, 故 강민구(32) 씨는 밥 먹거나 쉴 때에도 헬멧을 벗지 않는 유달리 안전에 신경 쓰는 노동자였다.

유가족이 사고 경위와 관련해 풀지 못한 의혹이 있다고 했다. 과속 조절기의 부품이 포장도 뜯기지 않은 채 아파트 현관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과속 조절기란 승강기가 기준 속도의 1.3배를 넘기면 운행을 정지시키는 비상 안전장치다. 승강기 제조사의 설치 매뉴얼에 따르면 승강기 설치나 교체작업에 있어 과속 조절기 설치는 필수다. 유가족은 매뉴얼을 어기면서까지 무리한 작업을 한데에는 무언가 석연찮은 이유가 있을 거라 주장했다.

결국 돈을 쫓아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시키고 안전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는 건설업계의 행태가 추락 사고의 근본 원인인 셈이다. 이번 주 금요일 밤 10시 ‘시사직격’에서는 공사장 추락사로 한해 270여명이라는 엄청난 목숨이 사라지는 비극적 현실을 고발한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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