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시행된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불수능’이라고 불린 작년보다 전반적으로 쉽거나 평이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난도 문제가 다소 쉬워져 최상위권 학생에게는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수학과 영어 영역에서는 중위권 학생에게 어려운 문제도 적지 않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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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소속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국어·수학·영어 모두 지난해보다 난도가 낮아져서 이른바 상위권 응시생은 비교적 수월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다만 중위권 응시생에게는 수학이나 영어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문항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1교시 국어영역은 작년 초고난도 문제 때문에 ‘불수능의 원흉’으로 비난받았으나 올해는 작년보다 쉬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작년 논란 핵심이었던 국어 31번 만유인력 관련 문항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다고 교육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입시업체들도 올해 국어영역이 작년보다는 쉬웠다고 평가했지만, 국어영역 가운데 독서파트가 다소 까다로워 변별력을 잃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국어 고난도 문제로는 홀수형 기준 베이즈주의 인식론을 주제로 한 인문학 지문에 딸린 19번과 고전가사 ‘월선헌십육경가’를 지문으로 한 22번,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다룬 경제지문을 읽고 푸는 37~42번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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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교시 수학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과 인문계열 학생들이 응시하는 나형 모두 다소 어려웠던 작년 수능과 비슷했지만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간 난이도 차이가 줄면서 중상위권 학생들은 어렵게 느꼈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입시업체들도 수학 난이도가 작년과 비슷하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면서 응시생 입장에서는 어렵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3교시 영어영역은 작년 수능보다 쉬운 평이한 난도로 평가됐다. 영어영역은 2018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올해 수능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입시 수시모집 확대로 응시생이 사상 처음 5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3교시 응시생은 48만2348명으로 1993년 수능이 시행된 이래 처음으로 50만명을 밑돌며 최소치를 기록했다.

이투스, 종로학원, 메가스터디, 스카이에듀, 유웨이 등에서 발표한 예상등급컷은 국어 1등급 91~92점, 2등급 84~85점, 3등급 75~76점이다. 수학 가는 1등급 92점, 2등급 84~85점, 3등급 77~78점, 수학 나는 1등급 84점, 2등급 74~76점, 3등급 62~65점이다.

평가원은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18일까지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을 받아 25일 정답을 확정·발표한다. 수능 성적은 다음 달 4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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