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농수로 살인사건 피해자가 즉시성 시강 상태였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부산 미제전담팀의 1번 사건인 ‘부산 농수로 살인사건’을 추적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살다 보면 그런 일이 있다. 떠날 수 없고 항상 머무르게 되는 곳. 세월에 밀려 저만치 밀려났다가도 어느 순간 곁에 와있다는 존재. 형사가 마음에 둔 곳은 어디일까. 바로 부산 농수로길이다.

박진창 형사는 그 농수로를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19년 전 3년차 형사 시절 이곳을 찾았다는 박 형사. 그는 “피해자를 못 찾아준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부산 강서구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농수로 살인사건으로 불린다. 2000년 공장 직원들이 농수로에서 한 여성이 시신을 발견했다.

최초 목격자 공장 직원 오우택씨는 “처음엔 마네킹인 줄 알았다. 사람 같지 않았다. 그래서 움찔했다”고 전했다. 주변의 인가와 건물은 공장 빼고는 없던 곳. 그곳에서 숨진 이는 누구였을까. 숨진 사람은 당시 25세 이은정(가명)씨였다. 고인은 덕천동 미용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동료 직원들이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건 회식 자리였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2000년 7월 27일 목요일, 그날은 여느 날과 똑같았다. 밤 9시까지 손님이 있어 저녁식사를 못했던 그녀는 직원들에게 회식을 제안했다. 이들이 택시를 타고 이동한 곳은 덕천로타리였다. 이들은 소주방을 찾았다. 동료 직원은 “많이 마시지 않았다. 다들 멀쩡했다”고 전했다. 동료 한명은 먼저 가고 나머지 동료들과 1시간 동안 노래방을 갔던 은정씨. 노래방에서 나와 헤어진건 다음날 0시 20분경. 집으로 향한 은정씨는 그로부터 13시간 뒤 숨진채 발견됐다.

헤어진 곳에서 집까지는 400m였다. 하지만 유기 지점은 차로부터 20분 거리였다. 은정씨가 강을 건너 인가도 없는 곳에 간 이유는 무엇일까. 좁은 농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경찰은 은정씨 시신을 부검했다. 전문가는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목 눌림이 사망할때까지 일어난 경부 압박 질식사, 흔히 액사라고 표현한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은정씨는 속옷과 신발이 벗겨진 상태였다. 혈액 감정 결과 피해자 질 내에서 A형 혈액형이 발견됐다. 정액도 검출됐다. 전문가는 “이분은 강제적 성폭행을 당한 것 같다” “피해자의 자세를 고정했다고 추정된다”고 전했다. 고인이 고문에 가까운 무언가를 당했던 것이었다. 박 형사는 “반항흔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며 의아해 했다. 전문가는 “일대일 보다는 두명 이상일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런 점들로 봐 전문가들은 은정씨가 두 명 이상 범인들에게 제압당했다고 주장했다. 발견 당시 은정씨 시신은 굳어있었다. 즉시성 시강이 빠르게 일어난 것이다. 과연 은정씨를 참혹하게 살해한 이들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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