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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칼 갈았다“...‘스위니토드’, 섬뜩한 스케일로 돌아온 악마 이발사

기사승인 2019.11.08  15: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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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40년째 공연되며 전설적인 유명세를 구축한 뮤지컬 '스위니토드'가 더 완벽한 무대로 돌아왔다. 197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극은 스티븐 손드하임의 소름 끼치는 음악과 다소 엽기적인 스토리로 관객과 평단을 매혹시키며 스테디셀러 뮤지컬에 등극했다.

국내에선 2007년과 2016년 서로 다른 컴퍼니 제작으로 무대를 올렸다. 이번에 돌아온 '스위니토드'는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신춘수 프로듀서를 주축으로 한 오디컴퍼니의 손끝에서 눈을 사로잡는 장치와 배우진의 호연, 귀에 쏙쏙 박히는 넘버 등 빠질 데 없는 구성으로 관객을 만족시킨다.

사진=스위니토드 공연 모습/오디컴퍼니 제공

막이 오르면 어두컴컴한 무대에 핼러윈 코스튬을 연상케하는 착장과 메이크업으로 시선을 압도하는 앙상블이 한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한다. “들어는 봤나 스위니토드” “이발사 탈을 쓴 악마”라는 가사로 주인공의 등장을 예고하고 곧이어 우리의 스위니토드가 등장해 서늘한 기운을 뿜어낸다.

이번 시즌 새로워진 무대는 배경인 19세기 런던 뒷골목 하층민들의 은거지, 폐공장을 모티프로 제작됐다. "들어는 봤나 스위니토드"라는 넘버처럼 하층민들이 스위니 토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콘셉트로 위에서 내려오는 거대한 벽과 움직이는 철골 다리, 스위니토드의 이발소와 러빗부인의 화로 등 장치가 구성됐고 빠르게 전환되며 극의 흐름을 이끈다.

또 170대의 무빙라이트, 50대의 LED 조명, 100대 이상의 텅스텐 라이트가 활용돼 무대 위 명과 암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내고 그림자를 통한 긴장감을 연출하기도 하며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스위니토드를 맡은 박은태, 조승우, 홍광호/오디컴퍼니 제공

무대 위 배우들의 호연과 넘버 소화력은 티켓 오픈 동시에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운 명작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번 시즌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가 억울한 옥살이를 마치고 돌아와 무자비한 복수극을 시작하는 악마 이발사 스위니토드를 맡아 광기 어린 분노부터 서늘한 슬픔까지 표현해낸다.

스위니토드의 환상의 짝꿍 러빗부인은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옥주현, 김지현, 린아가 맡았다. 러빗 부인은 스위니의 이발소 아래서 파이 가게를 운영하며 그를 짝사랑하는 역으로 애잔한 듯 살벌하고 통통 튀는 매력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 외에도 스위니토드를 파멸시킨 장본인 터핀판사와 비들, 딸 조안나와 그녀를 사랑하는 안소니, 러빗부인의 보살핌을 받게 되는 길거리 소년 토비아스, 미스테리한 거지여인 등 주조연진 그리고 시작부터 끝을 책임지는 앙상블 군단의 합이 ‘스위니토드’의 매력인 기괴한 불협화음을 완성시킨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극이 끝나고 극장을 빠져나오면서도 앙상블의 파트를 흥얼거리는 관객들이 많았다.

사진=러빗 부인을 맡은 린아, 김지현, 옥주현/오디컴퍼니 제공

무대와 노래가 다가 아니다. 오랜 세월 공연된 스테디셀러인 만큼 메시지는 시대를 관통해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며 통쾌함을 선사한다. 권력자인 터핀 판사의 정욕으로 아내와 딸을 잃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뒤 돌아온 스위니 토드는 사회에 대한 분노와 혐오로 일그러져 무자비한 처단에 나선다.

러빗 부인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발소와 파이가게를 연결하는 장치를 만들고 위에서 죽어나간 이발 손님들을 인육 파이로 재탄생시키는 일석이조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이다. 스위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깜찍한 상상’을 펼쳐나가며 각 직업의 ‘맛’을 표현하는 넘버 'A Little Priest'는 고정관념을 정확하게 지적하며 블랙코미디식 폭소를 자아낸다.

“소설가 파이는 내용물도 부실하고 감동이 없어, 못 써/변호사 파이는 주둥이만 살아서 씹는 맛이 최고/고소하면 더 좋은 살인범 파이/선거 때 별미 정치인 뱃살 파이”

엽기적이지만 “윗놈이 아랫놈 식사거리”라고 노래하며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고통받았던 자신의 개인적 복수로 시작해 사회 부조리를 향해 칼날을 들이미는 스위니 토드가 일견 유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진=스위니토드 공연 모습/오디컴퍼니 제공

악마 이발사가 시체를 처리하는 면도 의자처럼 빠르게 착착 감겨 돌아가며 황홀한 관극 경험을 선사하는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피켓팅(피 터지는 티켓팅)에도 불구하고 그만한 값어치가 충분하다. 2020년 1월 2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양수복 기자 gravity@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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