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배우로만 살아온 강경헌에게 ‘불타는 청춘’은 전혀 새로운 도전이었다. 도시적인 이미지 때문에 악역, 혹은 냉소적인 이미지의 역할이 많았던 드라마 속 모습과 달리 ‘불타는 청춘’에서는 ‘허니’라고 불릴 정도로 발랄하고 귀여운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

“처음 갔을때는 부용이 다음으로 막내였어요. 다 언니, 오빠고 선배들이니까 동생 입장으로 더 밝은 모습을 보인 거 같아요. 앞으로 동생들이 많이 들어오다 보면 입장이 바뀌겠죠. 그때 되서 사람들이 강경헌 변했다고 하면 어쩌죠? 사실 막내 참 좋은 거 같아요. 이 나이에 어디가서 막내를 해보겠어요(웃음)”

그리고 미처 드라마나 영화속에서 보여주지 못한 ‘인간 강경헌’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강경헌은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놀랐어요”라고 첫 출연을 언급했다.

“방송이 몇번 나간 뒤로는 시청자 분들이 달려오셔서 제 손을 붙잡고 너무 좋아해주셨어요. 사실 배우 팬들이 그렇게 하는 경우는 많이 없잖아요. 굉장히 당황스러운 마음도 있었어요. 대사가 없는 상태로 화면에 나와서 제 생각, 제 삶을 보여준 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 ‘불타는 청춘’은 아무 미션도 없는 리얼이에요. 계획도 없이 가서 있는게 너무 어렵고 두려웠는데 그러다보니까 오히려 제 모습이 많이 나왔던 거 같아요. 지금도 촬영다녀오면 ‘나 이상한 말 한 거 같아’라면서 방송나올 때까지 불안해해요. 근데 또 현장에 가면 그 순간에 몰입해서 이런 걱정을 잊어요”

꾸준히 작품에 임하고 있지만 배우라면 누구나 욕심낼 법한 러브라인을 극중에서 이루지 못한지는 오래. 이에 강경헌은 “러브라인 욕심이 나죠 인간의 감성중에 가장 아름다운게 사랑이잖아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예능에서 캐릭터로 러브라인을 이루고 있어요”라고 웃어보였다. 실제 ‘불타는 청춘’ 출연 초반에는 구본승과 러브라인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강수지-김국진 커플이 현실부부가 되기도 했기에 이후에 러브라인 기미만 있어도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으로 이어졌다.

“편집을 어쩜 그렇게 잘하시는지(웃음). 처음에는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불편함이 없어요. 보시는 분들은 ‘둘이 사귀는 거 아니야?’하면서 응원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냥 예능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더 많은 거 같아요. 저도 초반엔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불편하다고 느낀적도 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결혼이나 연애 다 강박관념들을 조금 내려놨어요. 아주 자연스럽게 좋은 사람이 있으면 연애도 할 수 있고, 없으면 없는대로 멋있게 살려고 노력을 해야죠”

배우를 업으로 삼은 지 벌써 23년이 됐다는 강경헌. 삶에 가치관, 그리고 배우로서의 마음가짐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멋있게 살고 싶다는 말이 마음에 담겼다.

“평상시에 너무 멋이 없게 살면 멋있는 연기를 하기가 어려울 거 같아요. 겉보기에 근사한 걸 말하는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나 가치관이요.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옳지않은 건 단호하게 끊어낼 수 있고, 두려워도 해야하는 일은 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내가 평소에 안하던 걸 갑자기 하면 어색해 보이잖아요. 연기도 나에게 전혀 없는 면을 할 수는 없는 거 같아요. 악역을 하더라도 마냥 짜증나게만 보이면 안되잖아요. 악역도 누가 연기하냐 따라 멋있거나 귀여울 수 있으니까요”

또 이런 묵직한 마음 반면에 인간 강경헌의 발랄함과 귀여움이 불쑥 묻어나오기도 했다. 특히 ‘누나팬’을 자처한 이승기를 바라보는 마음가짐이 그랬다. ‘배가본드'를 통해 성덕임을 인증한 강경헌은 동등한 입장의 배우로서 이승기에 대한 신뢰를 전하기도 했다.

“콘서트 가서 ‘승기야 누나 여깄어’ 소리를 질렀죠. 그때만 해도 SNS가 있을때가 아니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외모와 이런거였거든요(웃음). 물론 지금도 그래요. 너무 성실하고, 열정적인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힘들텐데도 내색을 안 하더라고요. 몸을 정말 많이 쓰는 역할이잖아요. 현장 스태프, 배우까지 챙겨가면서 열심히하는걸 봐서 팬의 입장을 떠나서 ‘참 좋은 젊은이다, 건실한 젊은이다’ 싶었죠”

끝으로 강경헌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를 물었다. 강경헌은 “제 힘이 닿는한 배우생활을 하는게 꿈이에요”라고 밝혔다.

“제가 즐거워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도 행복한 일이 됐으면 좋겠어요. 강경헌이 ‘좋은 사람이었다’라고 남았으면 참 좋겠어요. 좋은 배우가 있었다고 기억에 남을 수 있다면 되게 행복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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