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의 6차 공판이 열린 가운데 피해자 유족들이 ”사형에 처해줄 것“을 재판부에 강력히 요청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4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6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피해자 유족에 대한 검찰 측의 증인신문에서 피해자의 어머니는 "지금 이 순간 내 아들을 죽인 살인마와 한 공간에 있다는 게 참담하고 가슴이 끊어질 것 같다"며 "존경하는 재판장님, 내 아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명예를 더럽힌 저 살인마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간청했다.
4시간에 걸친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의 동생은 "고씨가 과거 민사재판에서 그랬듯이 이번 재판에서도 조카를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다"며 "이 사건에 가장 큰 피해자인 조카가 법정 안팎에서 더는 거론되지 않았으면 하고, 이 사건을 평생 모르고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형의 시신을 찾지 못해 제대로 된 장례로 치르지 못하고 사망신고조차 못했지만 고씨는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피해자에게 억울한 누명만 씌우고 있다"며 "형의 목숨은 지키지 못했지만 명예는 꼭 지켜주겠다"고 강조했다.
고유정은 유족들의 증언이 진행되는 내내 고개를 푹 숙인 채 재판에 임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8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으로 고씨를 상대로 한 검찰과 변호인 측의 피고인 신문이 이어질 전망이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10분부터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사체손괴·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판 내내 그는 전 남편의 성폭행 시도로 인한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