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니다 천리마마트’가 드라마의 틀을 깬 창의적 장면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tvN 불금시리즈 ‘쌉니다 천리마마트’(연출 백승룡/극본 김솔지/기획 tvN, 스튜디오N/제작 tvN, 12부작)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기발한 상상력. 웹툰에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김규삼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이 드라마로 옮겨지며 또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 이에 창의적인 발상으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쥐게 한 장면을 꼽았다.

 

진상 손님과 일진 퇴치에는 피리 연주?

어느 가게든 진상 손님은 골칫거리. 여기에 동네 일진들까지 모인다면 그야말로 답이 없는 상황이다. 천리마마트도 무료 오락실 때문에 진상 손님 뿐 아니라 동네 아이들과 일진들까지 모여 난장판이 됐다.

정복동(김병철)은 대뜸 피리를 꺼내 연주를 시작했다. 피리 연주로 아이들을 유인해 경쟁사인 히드라마트에 ‘드랍’시킨 것. 폭력이나 협박, 고성방가나 출입금지 팻말이 아닌 동화 속 ‘피리부는 사나이’를 문제 해결법으로 생각해낸 귀여운 상상력이 웃음을 자아냈다.

 

절 중의 절, 그랜절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엔 예부터 무릎을 꿇고 엎드려 상대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표하는 ‘큰절’이 있다. 그러나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더욱 극진한 예의를 보이기 위해 ‘절 중의 절’이라는 ‘그랜절’을 창시했다. 바닥에 머리를 대는 것을 넘어 아예 물구나무를 서는 것.

천리마마트에 민생조사를 나온 국회의원 김치아(우현)에게 점장 문석구(이동휘)는 부디 잘 봐달라는 의미로 이 그랜절을 올렸다. 웹툰으로만 보던 그랜절의 모습이 실사로 그려지자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으론 작은 꼬투리라도 잡으려고 와서 거들먹거리는 국회의원에게 묘기에 가까운 인사를 하는 모습이 ‘비꼬기’를 시전하는 것 같아 풍자적 재미까지 더했다.

 

차에 털이 난다? 기상천외 자동차 왁스!

첫 회부터 대머리 치료제도 아니고 바르면 털이 나는 자동차 왁스를 출시하겠다는 DM그룹 김회장(이순재)의 황당한 얘기를 들었을 때 아마 모든 시청자들이 그 자리에 있던 DM그룹 이사진처럼 생각했을 것이다. 장난으로 얘기한 줄 알았던 발모 자동차 왁스는 진짜로 출시됐고, 수북하게 털로 뒤덮인 자동차를 현실화했다.

자동차에 털이 난다는 발상도 독특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구현해낸 방식 또한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털북숭이가 된 자동차를 ‘라이온킹 스타일’이라 작명하며 돋보이는 센스까지 드러냈다. 이처럼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예상하는 모든 것을 깨는 신선한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묘한 쾌감까지 선사하며 다음 화엔 또 어떤 장면이 펼쳐질지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매주 금요일 밤 11시 tvN 방송.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