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25세 나이에 설리가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유족의 동의하에 부검을 진행,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죽음에는'악의적인 댓글'을 달았던 누리꾼들도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청원 캡처)

설리의 한 측근은 최근 그가 우울증이 심각했고, 출연중이던 프로그램 '악플의 밤'에서 하차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악플로 인해 고통 받던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설리의 비보가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설리 사랑해' 검색어를 올리는 등 연관 검색어를 정화했다. 설리의 SNS에도 관련 글에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동료 연예인들도 컴백 일정, 콘텐츠 공개를 미루고, 쇼케이스 등 각종 행사를 취소하는 등 애도의 뜻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공식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터넷 실명제 부활'을 요청하는 글과 '악플러 처벌 강화법' 추진을 요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최자 인스타그램)

설리를 향했던 악플은 선플로 바뀌었다. 하지만 악플러들의 타깃은 순식간에 변경됐다. 설리에게는 자성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그의 옛 연인 최자, 같은 그룹 출신 빅토리아 등에 악의적인 댓글을 달며 그들을 비난했다. 댓글의 내용은 '설리의 비보에 아무 말도 남기지 않냐'는 식이다.

최자의 SNS에는 온갖 루머와 악플이 계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자는 아무 대응도 하지 않고 오늘(16일) 설리에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에프엑스 멤버였던 빅토리아는 중국에서 드라마 촬영을 중단하고 급하게 한국으로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빅토리아는 자신의 짐을 놓고 내리는 등 충격에 휩싸여 경황이 없어보였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설리를 추모하는 동료 연예인들에게도 악플은 이어졌다. 민아의 경우에는 결국 신고하겠다고 강력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댓글을 다는 소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어내기도, 단순한 장난, 시기, 질투 등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받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큰 상처다. 악플로 고통 받다가 결국 스스로 세상을 등진 경우는 연예인은 설리가 처음은 아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설리에게 달았던 악플은 나쁜 것이고 타깃을 변경해 악플을 다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행태는 모순적이다.

(사진=민아 인스타그램)

설리는 걸그룹 에프엑스 막내로 데뷔, 일명 '과즙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4년부터 악플과 잇따른 루머로 인해 결국 잠시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는 공개 연애를 했다. 이때도 그를 둘러싼 악성 루머와 악플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올초부터 그간 배우 활동에만 무게를 뒀던 설리가 새 싱글 '고블린'을 발매하며 가수 활동도 시작했다. 또한 설리는 자신이 출연중이던 '악플의 밤'에서 악플러를 고소했다가 동갑의 명문대학교 학생이라 선처해줬다고 밝힌 적도 있다.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산다. 그렇기에 '댓글'은 관심의 일종으로 치부됐고, 피드백을 받기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이용됐다. 하지만 일부 악의적인 댓글이 점점 '도'를 지나치며 결국 사회문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인터넷 실명제 부활'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명제의 경우에도 가입하는 형식에 따라 결국은 익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다'는 속담이 실제 벌어진 현재, 다시 한번 댓글에 대한 자신의 의식을 변화시켜야할 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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