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이 자진 사퇴한 뒤 14일 오후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박노해 시인의 '동그란 길로 가다'라는 시로 심경을 표현했다. 

정 교수는 이날 밤 9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이라는 시구를 옮겨 적었다.

이어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천국의 기쁨도 짧다. 지옥의 고통도 짧다"며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이라며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이라며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고 시 전문을 발췌했다.

글 말미에는 "감사했습니다"라는 한 줄의 글을 덧붙였고 석양이 지는 강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정 교수는 이날 조국 장관 사퇴 발표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하고 서울의 한 병원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조 장관은 법무부장관직 사의를 밝혔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가족 수사와 관련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합니다"라며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습니다”라는 뜻을 전했다.

사진=정경심 교수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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