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나이는 신승호보다 동생이지만 연기 경력에 있어서 김향기는 대선배. 무엇보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봐온 연예인과의 첫 작업은 신승호에게도 설렘으로 다가왔다.

“제가 축구선수 생활할 때부터 다수의 매체를 통해서 접했던 배우였고,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같은 작품에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였어요. 나이는 어리지만 너무너무 멋있는 연기자다, 너무 멋있는 배우다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배울게 너무 많더라고요. 연기만 봐도 경력이나 경험이 괜히 있는게 아니구나 싶었죠. 꼭 뭔가를 배우고 찾아내고 익혀보려고 하지 않아도 같이 카메라 앞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으면 느껴지는게 너무 많았어요”

마휘영과는 애증의 관계였지만 극중 ‘부모님’이였던 정영주와 성기윤 역시 신승호에게는 적지 않은 힘이 되어줬다. 실제 아들처럼 촬영 내내 신승호를 보듬어줬다고.

“정영주, 성기윤 선배님이 정말 많이 챙겨주셨어요. 항상 조언도 해주셨어요. 항상 저한테 많이 질문을 해주셨어요. 사실 어디에서나 많이 보셨을 법한 까마득한 후배잖아요. 극중 관계를 떠나서도 정말 후배를 위해주시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신승호는 배우이기 이전에 모델, 모델이기 이전에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나이치고는 꽤 많고 다양한 직업군을 가져본 셈.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21살 때까지 축구선수로 11년을 생활했다고 밝혔다.

“축구를 2015년도에 그만두고, 2016년도에 패션모델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 해에 서울패션위크, SBS 슈퍼모델 타이틀을 얻었어요. 그것도 값지고 감사했지만 시작한 해에 여러 가지 커리어를 얻게 되니까 허탈함도 느꼈던 거 같아요. 목표에 대한 상실감도 있었고요. 2017년도에 더 열심히 일을 했어야 하는데 쉬다시피 하다가 당시 소속사 대표님이었던 박둘선 선배님이 연기를 권유해주셨어요. 그때만 해도 ‘내가 배우를 한다고?’ 이런 생각도 크고 스스로 부끄러웠던 거 같아요”

드라마에서는 전교 1등, 유도부 등을 섭렵했지만 사실 신승호에게 학창시절은 축구선수로서의 기억이 대부분이었다. 선수생활을 하다보니 정작 남들처럼 교실에 앉아 수업을 들은 기억이 없다. 대신 극중에서 전교 1등을 ‘대리 체험’ 해본 것.

“수련회, 수학여행 간 적도 없고 수업도 들어간 적이 거의 없어요. 그러다 보니 제 학창시절의 추억이라는 머릿속 공간에는 비어있는 느낌이 있었어요. ‘에이틴’. ‘열여덟의 순간’을 통해서 제 학창시절로 다시 돌아간 느낌을 받았어요. 전교 1등으로 살아본 것도 재미있지만, 실제로 전교1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해도 사실 하고 싶지 않을 거 같아요. 제가 활동적인 걸 좋아하거든요. 전교 1등을 하고 달성하려면 한 우물만 파야 하는데 안됐을 거 같아요”

사실 드라마 종영과 동시에 인터뷰를 다니다 보니 신승호는 눈이 빨갛게 충혈될 정도로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성실하게 답변하려는 모습이 좋은 인상을 남겼다.

“저는 아직까지도 배우라는 수식어는 좀 부끄러운 거 같아요. 물론 직업이 배우가 맞고, 하는 일이 배우는 맞지만 아직은 ‘내가 무슨’ 이런 느낌이 있나봐요. (그런 생각이) 계속해서 더 노력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아직은 그냥 연기하는 사람, 아직까지는 그렇게 스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진=싱글리스트DB(라운드테이블 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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