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차원이 다른 휴머니즘 조사극이 포문을 열었다.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연출 김용수/극본 백정철/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데이드림 엔터테인먼트)이 지난 18일 뜨거운 호평 속에 첫방송됐다. 단 2회 만에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준 ‘달리는 조사관’. 그동안 제대로 조명된 적 없었던 ‘인권’ 문제를 우리의 삶과 밀접한 이야기로 끌어와 공감을 자아냈다. 결이 다른 휴머니즘 조사극을 탄생시키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한 ‘달리는 조사관’의 명대사를 짚어봤다.

 

한윤서의 진정성

한윤서(이요원)는 유력 대권 후보 최종복(조선묵)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맞서 권력에 굴하지 않고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 진실을 밝혀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한윤서의 진정성. 후환이 두려워 진술을 망설였던 운전기사에게 비밀보장각서를 준비한 한윤서는 “비서였던 진선미씨도 누군가의 예쁜 딸 아니었을까요?”라며 진심 어린 말로 마음을 움직였다. 이를 통해 한윤서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지만 자신의 삶에 치여 쉽게 외면하곤 했던 ‘인권' 문제에 대해 되돌아보게 했다.

 

조사관의 무게감

인권증진위원회에 파견된 검사 배홍태(최귀화)는 강제 추행이라는 ‘진정인’ 소지혜(황재희)와 이를 반박하는 ‘피진정인’ 이은율(임일규)이 팽팽하게 대립한 노조 성추행 사건에 합류하게 됐다.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정황이 있다면 성추행이 인정되는 것이 판례라는 배홍태와 달리, 한윤서는 악용된 사례도 있다며 판단을 끝까지 보류하고 신중하게 조사에 임했다. 배홍태를 향해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릴 수도 있는 문제예요. 쉽게 판단하지 마세요”라는 한윤서. 가장 기본이지만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지점을 예리하게 짚는 대목이었다.

 

인권문제의 실상과 민낯

‘달리는 조사관’은 직장 내 성추행 등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적 이슈를 화두로 인권문제의 실상과 민낯을 그려냈다. 첨예한 진실 공방이 있었던 성추행 사건은 ‘불법 사찰과 외압 사실’을 세상에 알리려는 허위 진정이었다. 가장 가까이에서 동료의 죽음을 지켜보았던 소지혜와 이은율. 진실을 알리고 싶었지만, 회사의 힘이 미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힘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세상은 바뀌었다고 하지만, 우리는 바뀐 게 없으니까요”라는 그들의 간절한 호소는 깊은 여운을 안겼다.

 

한윤서의 소신

전원위원회가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도 한윤서와 배홍태는 마지막 순간까지 진실 규명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사건의 모든 전말을 알게 된 한윤서는 혼란스러웠다. 이에 2차 피해 혹은 위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비공개 심의를 권고했던 안경숙 위원장에게 “우리 모두의 인권과 관련된 일”라며 공개 전환을 요청했다. 한윤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인권을 침해당해 억울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했다. “보고에 앞서 본 진정의 명칭을 공권력을 동원한 노조원 불법 사찰과 외압으로 변경하겠다”는 한윤서의 소신 발언은 뭉클함을 선사했다. 법으로부터 외면, 소외당한 사람들의 억울한 사연을 맞닥뜨린 조사관의 활약은 물론, 현실적인 딜레마를 마주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앞으로의 이야기에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한편, 인권조사관들의 통쾌한 활약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 3회는 오는 25일(수) 밤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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