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말입니다”라는 말은 김상중의 시그니처가 됐다. 이젠 배우보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로 더 익숙할 수 있지만 김상중은 자신의 대표작 중 하나인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스핀오프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를 통해 배우로서의 진가를 뽐낸다. 카리스마 있는 오구탁으로 또 한번 돌아온 김상중은 역시 연기할 때 존재감이 폭발한다.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2014년 OCN에서 방송돼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기존 멤버 김상중, 마동석이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 합류하게 됐고 여기에 김아중, 장기용이 새로운 멤버로 들어왔다. 김상중은 드라마가 영화화된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와 마동석이 바라던 꿈이 현실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마)동석 배우와 드라마를 하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쁜 녀석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게 현실이 될 줄 몰랐죠. 드라마는 ‘다크’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영화는 시간적 한계가 있으니 스토리의 깊이보다 액션과 스케일에 중점을 두기로 했죠. 영화의 매력은 드라마에 별로 없는 유머코드가 많다는 것이에요. 유쾌상쾌한 유머들로 인해 많은 관객이 ‘나쁜 녀석들: 더 무비’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청소년 관람불가 아니고 15세 관람가!(웃음)”

“이번 영화는 드라마의 스핀오프 버전이에요. 제가 맡은 오구탁은 3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면서 딸을 잃고 난 슬픔에 가득 차 있죠. 또한 암에 걸려 집에서 술만 마시는 존재가 됐어요. 하지만 오구탁의 정체성은 여전하죠. 정의에 대한 갈망, 불의를 척결하고자 하는 마음은 식지 않았어요. 암에 걸려 몸을 함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신체적인 부분은 박웅철(마동석)에게 맡기게 됐죠. 그래서 동석 배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어요. 그가 가지고 있는 존재감, 액션, 유머가 큰 힘으로 작용해요. 한마디로 ‘마동석의 나쁜 녀석들’이라고 할 수 있죠.”

김상중의 인생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오구탁은 거침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기득권자들에게 쓴소리를 던지고 그들을 처단한다. 마동석이 연기한 박웅철의 무기가 주먹이라면 오구탁의 무기는 말과 아우라다. 김상중은 5년이 지났지만 오구탁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매력을 잃지 않으며 오히려 더욱 극대화했다.

“영화에서 오구탁의 낯빛이 굉장히 어둡죠. 일부러 메이크업 없이 ‘생얼’로 찍었어요. 암에 걸린 사람으로 보여야했기 때문이죠. 원래 잘 안 먹고 1일 1식하고 다녀서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중요한 건 드라마에서 오구탁이 시원하게 날리는 명대사들을 다시 풀어내는 거였죠. 오구탁의 대사들은 보는 이들의 속을 뻥 뚫어주는, 사회 기득권층에 날리는 일침 같죠.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 액션의 통쾌함도 있지만 오구탁의 명대사도 강력한 한방을 선사할 겁니다.”

“드라마를 안 보신 분들이라면 저희 영화에 궁금증을 가지실 거예요. 시즌1에서 등장했던 강예원, 조동혁 배우가 이번 영화에 카메오로 등장하는데 마치 영화 ‘씬 시티’를 보는 것 같은 시퀀스로 이들이 과거에 활약했다는 걸 설명해주죠. 강예원, 조동혁, 그리고 박해진 배우가 이번에 나쁜 녀석들 팀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멤버 김아중, 장기용 배우가 들어와 그 자리를 잘 메웠어요.”

마동석, 김아중, 장기용. 이 세 배우를 보는 것만으로도 김상중은 흐뭇해 했다. 가장 선배로서 이들에게 조언을 해줄 것도 없었다. 김상중은 마동석, 김아중, 장기용의 연기를 보며 자신이 한 수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로서 더 열심히 하는 것. 김상중의 이런 생각이 ‘나쁜 녀석들: 더 무비’의 팀플레이를 가능하게 했다.

“드라마 이후 5년 동안 동석 배우가 성장하는 걸 보면서 호형호제하는 사이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 영화에서 제가 동석 배우에게 걸었던 기대감, 존재감이 컸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마동석의 나쁜 녀석들’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석 배우는 현장에서 겸손함을 보여줘요. 온몸에 파스를 붙였지만 힘든 걸 전혀 내색하지 않았죠. 후배지만 정말 배울 점이 많아요. 영국에서 마블 ‘이터널스’를 찍고 있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요.”

“김아중 배우는 정말 디테일한 연기를 보여줘요. 장면마다 대충하는 연기가 없죠. 자기 캐릭터를 소화하려고 노력, 연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장)기용이는 이번이 스크린 데뷔작인데도 어색함이 없었어요. 같이 있을 때 배우로서의 자세만 이야기해주고 연기에 대해서는 기용이를 전적으로 믿었어요. 어떤 말을 해도 스펀지처럼 잘 흡수하더라고요. 첫 영화지만 제가 첫 작품을 했을 때보다 1만배는 더 잘했어요. 기용이의 다음 행보가 기대돼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김수(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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